GTA Online의 ‘KnoWay’ 로보택시 설정을 통해 현실 자율주행 AI의 안전·데이터(감시) 논쟁을 정리합니다.

GTA의 로보택시 ‘KnoWay’가 던진 진짜 자율주행 질문
로보택시가 도로를 혼란에 빠뜨리는 장면, 사실 낯설지 않죠. 다만 이번엔 현실이 아니라 게임입니다. 곧 공개될 Grand Theft Auto Online DLC에서 ‘KnoWay’라는 이름의 Waymo 유사 로보택시가 등장하고, 이 차량들이 도시를 소란스럽게 만든다는 설정이 알려졌습니다.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따로 있어요. 이 로보택시가 단순한 “자동차 NPC”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대규모 감시 네트워크 개발을 저지하도록 유도하는 스토리의 일부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팝컬처의 과장된 묘사가 꽤 유용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자율주행 AI를 이해할 때 가장 자주 헷갈리는 지점—안전, 책임, 데이터(감시)—를 한 번에 잡아채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게임 속 로보택시가 왜 이렇게 불편하게 그려졌나?”에서 출발해, 현실의 자율주행(AV)과 ADAS, 그리고 자동차 산업에서의 AI가 실제로 어떤 선택과 트레이드오프 위에 서 있는지 정리합니다.
GTA의 ‘KnoWay’가 보여준 두 가지 공포: 안전과 감시
핵심은 이겁니다: 대중이 로보택시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충돌’만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GTA가 노린 지점도 그쪽에 가깝습니다.
게임에서 로보택시는 보통 “규칙을 따르는” 존재로 그려질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 DLC는 ‘혼란’과 ‘감시’라는 키워드를 엮었습니다. 이 조합은 현실에서도 반복됩니다. 실제로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로 갈수록, 기술 이슈만큼이나 사회적 허가(social license)—사람들이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안전에 대한 불안: “AI가 운전대를 잡아도 되나?”
현실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카메라·라이다·레이다 같은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지도·예측·계획 알고리즘으로 주행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소비자가 가장 크게 느끼는 불안은 단순합니다.
“사람이라면 눈치로 피할 상황을, AI가 놓치면 어떡하지?”
이 질문은 기술적으로는 롱테일(long-tail) 상황—드물지만 치명적인 예외 케이스—과 연결됩니다. 공사 구간의 애매한 차선, 비정형 보행자 행동, 악천후, 센서 오염 같은 것들이죠. 게임은 이 불안을 ‘혼란’이라는 연출로 뻥튀기하지만, 뿌리는 현실과 닿아 있습니다.
감시에 대한 불안: “도로 위 카메라가 나를 기록하나?”
자율주행 AI는 데이터를 먹고 큽니다. 문제는 그 데이터가 어디까지가 안전을 위한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감시로 느껴지느냐예요. 카메라 기반 인식이 늘수록 “차량이 주변을 촬영한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GTA의 스토리가 “대규모 감시 네트워크를 막아라”로 연결되는 건,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로 **도시 인프라(지도, 관제, 정밀 위치, 원격지원)**와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건드린 겁니다.
현실의 로보택시는 왜 GTA처럼 ‘막장’이 아닐까 (그리고 왜 가끔은 비슷해 보일까)
답부터 말하면, 현실의 로보택시는 GTA처럼 일부러 혼란을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보수적으로’ 움직여서 오히려 답답해 보일 때가 많아요.
게임은 재미를 위해 로보택시를 사건의 촉매로 씁니다. 현실의 상용 로보택시는 반대예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음을 택합니다.
- 운행 지역 제한(지오펜싱): 특정 도시·특정 구역에서만 운행
- 시간/날씨 조건 제한: 야간·우천·안개 등 조건에서 성능이 떨어지면 제한
- 원격 지원(Remote Assistance): 애매한 상황에서 사람이 개입해 의사결정을 보조
그런데도 “비슷해 보이는” 순간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이상할 정도로 멈추거나, 불필요하게 양보하거나, 사소한 장애물에 과민 반응할 때죠. 이건 대개 ‘오작동’이라기보다 안전을 우선한 결과입니다.
실제 AI 자율주행의 중심은 ‘객체 인식’이 아니라 ‘예측’이다
많은 분이 자율주행을 “사람·차·신호등을 잘 알아보는 기술”로 생각하지만, 상용 수준에서 더 어려운 건 **행동 예측(prediction)**입니다.
- 저 보행자는 횡단할 건가, 멈출 건가?
- 옆 차는 끼어들 건가, 직진할 건가?
- 앞 차의 급정거 확률은?
예측이 불확실하면 차량은 보수적으로 행동합니다. 이때 사람 운전자는 “왜 저기서 멈춰?”라고 느끼고, 게임은 그 장면을 “혼란”으로 과장하기 딱 좋죠.
‘감시 네트워크’ 논쟁: 자율주행 데이터는 어디까지 필요할까
핵심 결론: 자율주행에서 데이터는 필수지만, ‘과도한 수집’은 사업 리스크가 됩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기업들이 기술 못지않게 정책 설계를 진지하게 해야 한다고 봐요.
자율주행/ADAS 데이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 실시간 주행을 위한 센서 입력: 카메라·라이다·레이다 등(즉시 처리)
- 학습 및 품질 개선용 로그: 사고/급제동/미해결 상황 중심으로 수집
- 운영 데이터: 차량 상태, 승객 탑승 흐름, 노선 수요 등
문제는 2번과 3번이 커질수록 “감시”로 보일 여지가 커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다음 원칙이 중요합니다.
- 목적 제한: 안전/품질 개선 목적을 넘어서는 활용은 별도 동의가 필요
- 최소 수집: 모든 주행을 통째로 저장하기보다, 이벤트 기반으로 줄이기
- 익명화/가명화: 얼굴·번호판 등 민감정보의 처리 정책을 명확히
- 보관 기간 관리: 무기한 저장은 신뢰를 잃는 지름길
“데이터 거버넌스는 PR 문구가 아니라, 제품 스펙이다.”
GTA의 ‘감시 네트워크’는 허구지만, 현실에서 신뢰를 잃는 순간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특히 로보택시는 ‘승객’이라는 민감한 맥락(이동 패턴, 승하차 위치)을 다루기 때문에, 개인 정보와 보안은 기술 로드맵과 같은 선에서 관리돼야 합니다.
자동차 산업에서의 AI: 로보택시만 보지 말고 ADAS를 같이 봐야 한다
현실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된 건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입니다. 이건 자동차 산업 관점에서 중요한 포인트예요. 로보택시 뉴스는 화제성이 크지만, 매출·규제·품질경영 관점에서 기업들이 매일 부딪히는 건 ADAS입니다.
ADAS와 자율주행(AV)의 차이: 책임 구조가 다르다
ADAS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책임의 중심입니다(레벨2 수준에서 특히). 반면 로보택시 같은 고도 자율주행은 운영 주체가 책임의 큰 축을 가져갑니다. 이 차이 때문에 기술 설계도 달라집니다.
- ADAS: 운전자 모니터링(주의, 졸음), 경고·개입의 타이밍이 핵심
- 로보택시: 무인 운행의 ‘예외 처리’, 원격 지원, 운영 안전 프로세스가 핵심
GTA에서 로보택시가 “도시 시스템”과 결합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닿습니다. 로보택시는 자동차라기보다 운송 서비스에 가깝고, 그래서 AI뿐 아니라 운영·보안·관제까지 한 묶음으로 봐야 합니다.
자동차 제조 관점의 실전 체크리스트 (리드 관점)
자율주행 AI나 ADAS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라면, 저는 아래 질문을 먼저 던지는 편입니다.
- **ODD(운행 설계 영역)**가 문서로 정의돼 있나? (지역/속도/날씨/도로 조건)
- 실패 시나리오에서 **최소 위험 상태(MRM)**로 어떻게 갈 건가?
- 학습 데이터 수집이 이벤트 기반으로 설계돼 있나, 아니면 무작정 많이 모으나?
- 기능 안전(예: ISO 26262)과 SOTIF(의도된 기능의 안전) 관점이 분리돼 관리되나?
- 사이버보안과 업데이트(OTA) 체계가 제품의 일부로 통합돼 있나?
이 질문에 답이 또렷할수록, “게임 속 디스토피아”와 멀어집니다. 반대로 답이 흐리면 기술이 좋아도 사회적 반발로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팝컬처가 자율주행을 망치기도, 돕기도 한다
정리하면, GTA 같은 묘사는 현실을 왜곡하지만 ‘대중의 진짜 걱정’을 정확히 찌릅니다. 그래서 업계 입장에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실마리로 써야 합니다.
업계가 더 솔직해져야 하는 부분
- “완벽한 자율주행” 약속보다, 어디서 잘하고 어디서 못하는지를 먼저 말하기
- 사고·결함을 숨기기보다, 조사·재발방지 프로세스를 공개하기
- 데이터 수집에 대해 “안전 때문”이라고만 말하지 말고, 정확히 무엇을, 얼마나, 왜 수집하는지 밝히기
소비자/시민이 알아두면 좋은 관점
자율주행 AI 논쟁은 기술 찬반이 아니라 운영 설계의 문제로 보는 게 생산적입니다.
- “자율주행이 되냐/안 되냐”보다 “어떤 조건에서 되냐”가 핵심
- 카메라가 많다고 다 감시는 아니다. 하지만 거버넌스가 없으면 감시가 된다
- 도시가 받아들이는 방식(규제, 보험, 데이터 정책)이 성능만큼 중요
다음 단계: ‘KnoWay’가 아니라 ‘Know-How’를 갖추려면
GTA의 ‘KnoWay’ 로보택시는 혼란을 만들고, 감시를 암시합니다. 현실의 자율주행은 정반대로 가야 합니다. 신뢰는 기술 데모로 얻는 게 아니라, 운영과 데이터 정책으로 쌓입니다.
이 글이 "자동차 산업 및 자율주행에서의 AI" 시리즈에서 하고 싶은 말도 결국 같습니다. 자율주행 AI는 모델 정확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ADAS부터 로보택시까지 이어지는 제품화 과정—안전, 품질, 보안, 규제 대응—의 총합입니다.
자율주행/로보택시/ADAS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면, 지금 팀에 필요한 건 더 많은 과장이 아니라 더 많은 설계입니다. ODD 정의, 데이터 최소 수집, 예외 처리, 원격 지원, 안전 케이스. 이 다섯 가지가 구체적일수록, 현실의 도로는 GTA와 멀어집니다.
당신이 만드는(혹은 도입하려는) 자율주행 AI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으로 먼저 기억될까요, 아니면 “감시”로 먼저 기억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