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ian이 커스텀 칩·라이다·로보택시 힌트로 자율주행 AI 전략을 재정의합니다. 제품화 관점의 체크리스트까지 정리했습니다.

Rivian의 자율주행 승부수: AI·라이다·커스텀 칩
자율주행에서 “카메라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 저는 점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2025년 말로 갈수록 업계의 방향은 분명해졌어요. 자율주행은 센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센서에서 나온 데이터를 끝까지 책임지는 AI 스택(모델·데이터·컴퓨트·검증)의 문제입니다.
Rivian CEO RJ Scaringe가 최근 밝힌 로드맵은 그 현실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요지는 단순합니다. 커스텀 실리콘(자체 칩), 라이다(LiDAR), 그리고 로보택시를 연상시키는 ‘확장 가능한’ 자율주행 전략으로, 전통 OEM과 AV(자율주행) 전문 기업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것. 이 글은 그 발표를 단순 요약하는 대신, 왜 지금 Rivian이 이 조합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자동차 산업 및 자율주행에서의 AI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커스텀 실리콘: 자율주행 AI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선택
핵심 답: 커스텀 칩은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자율주행을 “계속 켜둘 수 있는 기능”으로 만드는 비용·전력·지연시간(레이트턴시) 문제를 풀기 위한 선택입니다.
자율주행과 ADAS의 계산량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카메라/라이다/레이다/초음파 등 센서가 늘고, 고해상도·고프레임 입력을 처리하면서, 네트워크는 더 커졌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 차량은 데이터센터가 아닙니다. **전력 예산과 열 설계(TDP)**가 곧 ‘가능한 모델 크기’를 결정해요.
- 소비자용 차량은 대량 생산품입니다. BOM(원가)과 공급 안정성이 제품 경쟁력에 직결됩니다.
- 운전은 실시간 제어 문제입니다. 추론 지연시간은 안전과 승차감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가 “범용 GPU/SoC로 버티는 전략”에서 “자율주행 전용 가속기 +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이동 중입니다. Rivian의 커스텀 실리콘 방향성은 여기와 맞닿아 있어요.
왜 ‘자체 칩’이 AI 자율주행에서 강한 카드가 되나
커스텀 실리콘의 장점은 3가지로 정리됩니다.
- 모델 설계 자유도 증가: 특정 연산(예: attention, sparse conv, point cloud 처리)을 빠르게 만들면 모델을 더 공격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 지연시간 예측 가능성: 실시간 제어에서 “평균 성능”보다 중요한 건 “최악 성능”입니다. 커스텀 아키텍처는 이를 통제하기 좋습니다.
- OTA 업데이트의 지속 가능성: 모델이 커질수록 컴퓨트 비용이 늘어납니다. 하드웨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OTA가 ‘기능 향상’이 아니라 ‘성능 저하’가 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자주 보는 실패 패턴은 이거예요. 자율주행 기능을 마케팅으로 먼저 약속하고, 나중에 하드웨어가 따라가지 못해 기능을 쪼개거나 제한하는 것. Rivian이 커스텀 칩을 말하는 순간, 그들은 “기능 약속을 장기적으로 지킬 구조”를 만들겠다는 신호를 준 겁니다.
라이다 채택: 센서 논쟁이 아니라 ‘검증’의 문제
핵심 답: 라이다는 자율주행의 만능키가 아니라, AI 모델 검증·안전성·운영 설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라이다를 두고 업계는 오랫동안 의견이 갈렸습니다. 하지만 2025년의 분위기는 “라이다는 비싸서 안 된다”에서 “라이다 가격이 내려가고, 안전 요구사항은 더 올라간다”로 이동했어요. 특히 고속도로/야간/역광/비·눈 환경에서 카메라 단독 인식이 흔들리는 구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Rivian이 라이다를 이야기하는 건 단순히 “센서 추가”가 아닙니다. AI 관점에서 보면 라이다는 다음을 제공합니다.
- 거리(Depth) 측정의 안정적인 기준: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환경에서 카메라 기반 depth 추정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 라벨링·학습 파이프라인 개선: 라이다는 자동 라벨링(특히 3D bounding)과 데이터 정합에 도움을 줍니다.
- 안전 케이스(safety case) 구축: 규제·보험·기업 고객이 요구하는 검증 문서에서 “센서 다중화”는 설득력이 큽니다.
라이다를 넣으면 AI는 어떻게 달라지나
센서가 늘면 모델이 복잡해져서 오히려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무에서는 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라이다가 들어오면:
- 센서 융합(fusion) 모델이 가능해지고
- 어려운 환경에서 불확실성(uncertainty) 추정을 더 강하게 할 수 있으며
- 결과적으로 **운전자 개입률(디스인게이지먼트)**을 줄이는 방향으로 튜닝이 쉬워집니다.
결론적으로, Rivian의 라이다 선택은 “인식 성능”만이 아니라 검증과 운영의 비용을 낮추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로보택시 힌트’가 의미하는 것: 기술보다 운영 모델
핵심 답: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기술의 데모가 아니라, AI 시스템을 ‘24/7 서비스’로 운영하는 능력을 묻는 비즈니스입니다.
Rivian이 로보택시를 직접 하겠다고 확언한 건 아니더라도, 로보택시를 연상시키는 메시지는 의미가 큽니다. 왜냐하면 로보택시 관점에서 자율주행을 바라보면, 승부처가 단번에 드러나거든요.
- 차량 한 대의 자율주행이 아니라 차량군(플릿) 운영
- 기술 데모가 아니라 **가동률(availability)**과 사고 대응 프로세스
- 모델 정확도가 아니라 장애물/공사/돌발 상황 처리의 일관성
즉, 로보택시는 “AI 모델을 잘 만들었나요?”가 아니라 “AI를 서비스로 굴릴 수 있나요?”를 묻습니다.
Rivian에게 로보택시 관점이 특히 중요한 이유
Rivian은 EV 브랜드로서 강점(전동화 플랫폼, 소프트웨어 이미지)이 있지만, 자율주행에서는 Tesla, Waymo 계열, 전통 OEM의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상대해야 합니다. 이때 자체 칩 + 라이다 + 소프트웨어 스택은 로보택시급 신뢰성을 준비하는 포석이 될 수 있어요.
게다가 2025년은 전기차 시장이 “무조건 성장”이 아니라, 지역·가격대·인센티브에 따라 수요가 더 까다로워진 시기입니다. 이런 타이밍엔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힌트가 더 큰 주목을 받죠. 로보택시는 그중 가장 큰 판이고요.
AI 자율주행 스택에서 Rivian 전략을 이렇게 해석하자
핵심 답: Rivian의 발표는 ‘부품 로드맵’이 아니라, AI 자율주행을 위한 4계층(데이터·모델·컴퓨트·검증) 통합 선언에 가깝습니다.
자율주행을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팀은 보통 아래 4가지 축을 동시에 굴립니다.
1) 데이터: 희귀 상황을 얼마나 빨리 모으고 재현하나
자율주행은 평균 상황이 아니라 롱테일(long tail) 이벤트에서 무너집니다. 겨울철(지금 시즌이 딱 그렇죠)엔 눈·진흙·역광·물웅덩이 반사 같은 조건이 늘어나고, 센서 품질과 데이터 다양성이 곧 성능 차이가 됩니다.
- 플릿에서 이상 상황을 자동 탐지
- 재학습/재시뮬레이션 큐에 태우기
- 회귀(regression) 테스트로 “업데이트가 문제를 다시 만들지 않게” 막기
이 파이프라인이 없다면, 어떤 센서든 한계가 빨리 옵니다.
2) 모델: 인식에서 ‘행동’으로 중심이 이동한다
최근 트렌드는 단순 인식(perception)보다 종단간(end-to-end) 또는 하이브리드 정책 모델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겁니다. 다만 완전 종단간은 검증이 어렵고, 규제 대응도 까다롭습니다.
Rivian이 하드웨어와 센서를 함께 잡으려는 건, 결국 어떤 형태의 모델을 채택하든 컴퓨트·지연시간·검증 가능성까지 같이 가져가겠다는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컴퓨트: 전력 1W, 지연 10ms가 ‘기능’이 된다
자율주행에서 성능은 TOPS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실제 제품은:
- 카메라 ISP와 동기화
- 센서 타임스탬프 정합
- 실시간 스케줄링
- 비상 모드(fallback) 설계
이런 것들이 합쳐져 체감 품질이 나옵니다. 커스텀 실리콘은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계산을 확실히 한다”**는 통제력을 줍니다.
4) 검증: 라이다는 ‘안전성 문장’을 만들기 쉽다
기업 고객(상용 플릿)이나 로보택시 사업을 상상하면, “충돌 확률이 낮다” 같은 말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조건에서 어떤 성능을 보장하는지, 어떻게 실패를 감지하고 안전하게 멈추는지까지 문서화 가능한 안전 케이스가 필요합니다.
라이다가 들어가면 이 문장이 훨씬 쉬워져요. 현실적으로 규제와 보험은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자율주행에서 ‘센서 선택’은 철학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다.
실무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우리 조직이라면 뭘 배워야 하나
핵심 답: Rivian의 방향은 “AI만 잘하면 된다”가 아니라 “AI를 제품으로 굴리는 구조를 먼저 만들라”는 메시지입니다.
자동차 산업 및 자율주행에서의 AI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면, 아래 질문에 답해보세요.
- 하드웨어 로드맵 없이 모델 로드맵을 세우고 있지 않나?
- 18개월 뒤 모델 크기/입력 해상도/센서 구성을 적어두면, 지금의 SoC로 가능한지 바로 보입니다.
- 데이터 수집과 라벨링 비용을 계정과목으로 관리하나?
- 자율주행의 진짜 OPEX는 “데이터→학습→검증”입니다.
- 실패 모드가 정의돼 있나?
- ‘언제 양보하고 멈추는가’는 기술보다 제품 정책입니다.
- OTA를 위한 회귀 테스트 자동화가 있는가?
- 테스트 자동화가 없으면 업데이트는 기능 개선이 아니라 위험 추가가 됩니다.
- 센서 융합 전략이 “성능”이 아니라 “검증” 관점에서 설계돼 있나?
- 라이다/레이다를 넣는 이유를 팀이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체크리스트가 통과되지 않으면, 자율주행 기능은 데모에서 멈추기 쉽습니다.
Rivian의 선택이 업계에 주는 신호
Rivian의 자율주행 전략에서 제가 가장 크게 읽는 신호는 이겁니다. “AI 자율주행은 소프트웨어 기능이 아니라, 제품 전체의 구조적 결정을 요구한다.” 커스텀 실리콘, 라이다, 그리고 로보택시를 연상시키는 확장 전략은 서로 따로 노는 옵션이 아니라, 한 묶음으로 봐야 말이 됩니다.
자동차 산업 및 자율주행에서의 AI 시리즈를 계속 읽는 분이라면, 이번 케이스는 좋은 기준점이 될 거예요. AI 모델의 똑똑함만 보지 말고, 그 모델이 어떤 하드웨어에서, 어떤 센서 입력을 받고, 어떤 검증 체계로 업데이트되는지까지 같이 보게 되니까요.
다음 단계로, 여러분 조직(또는 제품)이 지금 자율주행/ADAS에서 가장 크게 겪는 병목이 데이터·컴퓨트·검증·운영 중 어디인지 먼저 분류해보면 좋겠습니다. 병목이 분명해지는 순간, “라이다를 넣을까 말까” 같은 논쟁도 훨씬 생산적으로 바뀝니다.
여러분은 자율주행 경쟁의 승부처가 센서, 칩, 데이터, 검증 중 어디라고 보나요? 그리고 그 선택을 뒷받침할 운영 계획은 준비돼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