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빌리티를 살리는 배터리: 도시바 LTO의 승부수

한국 반도체 산업의 AI 혁신 전략By 3L3C

도시바 LTO 배터리의 장수명·급속충전·안전성이 AI 모빌리티(이륜차·선박·물류) 운영을 어떻게 바꾸는지 실무 관점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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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빌리티를 살리는 배터리: 도시바 LTO의 승부수

전기차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은 보통 모터 출력, 자율주행 센서, AI 모델 성능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진짜 성패를 가르는 건 꽤 자주 **배터리의 ‘운영 특성’**이에요. 특히 공유 모빌리티(배달·택시), 항만·관광용 소형 선박, 물류 장비처럼 “매일 굴리고, 빨리 충전하고, 오래 써야 하는” 시장에선 에너지 밀도보다 수명·안전·충전 속도·저온/고온 내구성이 더 큰 KPI가 됩니다.

도시바가 최근 집중하는 방향이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도시바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비교적 비싼 리튬 티타늄 산화물(LTO) 음극을 고집해왔고, 24V 배터리 팩을 앞세워 오토바이(특히 배터리 스왑), 소형 보트, 산업용 장비에서 아직도 강력한 납산 배터리 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자율주행/AI 모빌리티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저는 “상관이 큰 정도”가 아니라, AI가 ‘현장에 남아 있는지’는 배터리가 결정한다고 봅니다.

이 글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AI 혁신 전략」 시리즈의 관점에서, 배터리 혁신이 어떻게 **AI 기반 이동체(전동 이륜차, 전동 선박, 로봇/물류 장비)**의 운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그 데이터가 다시 AI 성능과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지까지 연결해서 정리합니다.

LTO 배터리가 ‘AI 운영’에 유리한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LTO는 에너지 밀도에서 손해를 보고 운영 지표에서 이득을 보는 화학계입니다. 이 운영 지표가 AI 모빌리티에선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도시바 SCiB(LTO 기반)의 핵심 장점으로 알려진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긴 사이클 수명: 2만 사이클 이상 수준의 장수명(도시바 측 설명)
  • 급속 충전: 80% 충전이 약 6분(도시바 측 설명)
  • 안전성: 그래파이트 음극 대비 리튬 도금(플레이팅) 리스크가 낮아 화재 위험 요인 감소
  • 저온 성능: 영하 30°C에서도 동작 가능(도시바 측 설명)

여기서 AI와 연결되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1) AI는 ‘전력 피크’와 ‘열’을 만든다

자율주행/ADAS, 군집주행, 고도화된 커넥티드 기능은 단순히 전력을 조금 더 먹는 수준이 아닙니다. 카메라·레이더·통신·컴퓨팅이 동시에 돌아가면 순간 피크 부하가 생기고, 열관리도 까다로워집니다. 배터리가 열과 고C-rate(고출력 충방전)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일수록, 열폭주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화학계가 운영자 입장에서 유리합니다.

2) ‘충전 시간’은 곧 데이터 손실 시간이다

AI 기반 차량/장비는 운행 시간이 곧 데이터 수집 시간입니다. 배달용 전기 오토바이나 도심 이륜 택시가 하루 2~3번 충전 때문에 멈추면, 운영자는 차량 가동률뿐 아니라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연속성도 잃습니다.

반대로, 초급속 충전 또는 스왑이 가능해지면:

  • 더 많은 운행/센서 로그를 확보하고
  • 더 다양한 도로·날씨·행동 데이터가 쌓이며
  • 이상 상황(near-miss, 급제동, 미끄러짐 등) 데이터를 더 잘 모을 수 있습니다.

이건 결국 AI 모델 개선 속도로 되돌아옵니다.

3) 저온·고온 내구성은 ‘모델 신뢰성’의 바탕이다

한국 기업들이 현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실험실 성능은 좋은데 계절 타는 시스템”입니다. 배터리가 저온에서 전압 강하/출력 제한을 일으키면 센서 히터, 컴퓨팅 장치, 통신 모듈이 동시에 제약을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AI가 필요한 순간(눈·비·한파)에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요.

LTO처럼 저온에서 강점을 갖는 배터리는, 직접적으로 AI가 똑똑해지는 건 아니지만 AI가 일관되게 동작할 수 있는 운영 조건을 넓혀줍니다.

LTO vs 그래파이트: 왜 ‘싸고 무난한’ 선택이 항상 답이 아닐까

대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래파이트(흑연) 음극을 씁니다. 그래파이트는 에너지 밀도에서 유리하고 비용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문제는 급속 충전이나 저온에서 리튬이 그래파이트 표면에 석출되는 리튬 플레이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플레이팅이 누적되면 수명 저하, 내부 단락 리스크, 안전성 이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LTO는 구조적으로 리튬 이온 이동이 더 원활한 특성을 가져, 고속 충전에서의 안전 마진이 커지는 대신 셀 전압/에너지 밀도에서 불리해집니다. 따라서 승용 EV처럼 “한 번 충전으로 멀리”가 핵심인 시장에서는 LTO가 불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달라지면 계산식이 바뀝니다.

  • 이륜차/소형 모빌리티: 주행거리보다 가동률이 중요
  • 스왑/구독형 BaaS(배터리 서비스): 배터리 수명이 곧 비즈니스 모델
  • 보트/항만 장비: 안전성과 사이클이 최우선
  • 산업용 24V 납산 대체: 유지보수 비용과 다운타임이 손익을 결정

이런 곳에선 “배터리 가격”이 아니라 **TCO(총소유비용)**가 승부처가 됩니다.

도시바 24V 팩과 배터리 스왑: ‘BaaS’가 가능한 조건

도시바가 내놓은 24V 배터리 팩은 노골적으로 납산 배터리 대체를 겨냥합니다. 납산은 여전히 값이 싸고 공급망이 탄탄하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며 충전이 느리고 사이클 수명이 짧습니다.

도시바는 방콕에서 전기 오토바이 택시 대상으로 배터리 스왑 PoC를 진행했고, 더 나아가 2026년 12~3월 구간에는 유료 서비스 형태로 100대 규모, 5개 스테이션 테스트를 예고했습니다(도시바 측 계획).

여기서 중요한 건 스왑 자체가 아니라, 도시바가 주장하는 이 논리입니다.

“수명이 길고 충전이 매우 빠르면, 스왑이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 된다.”

이 말은 운영 관점에서 꽤 날카롭습니다.

  • 스왑은 편하지만 인프라 비용이 듭니다.
  • 초급속 충전이 충분히 빠르면 스테이션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배터리 수명이 길면 구독형(BaaS)에서 감가상각 구조가 좋아집니다.

이미 혼다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배터리 스왑 네트워크를 확장 중입니다. 그래서 이 시장은 “누가 먼저 했나”보다 누가 더 오래, 더 싸게, 더 안전하게 운영하나의 싸움으로 가고 있습니다.

소형 선박 전동화: ‘전기 추진’은 AI 항만으로 가는 지름길

도시바는 오토바이뿐 아니라 소형 보트도 보고 있습니다. 요코하마 항에서 야마하 모터와 함께 전기 관광선에 24V SCiB 팩을 적용해 시험 중이고, 기존에는 납산 배터리를 매 운항마다 교체해야 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여기서 AI/자율화와 연결되는 포인트는 항만·수상 모빌리티가 앞으로 이렇게 바뀐다는 겁니다.

  • 전기 추진은 제어가 정밀합니다(토크 응답이 빠르고 제어 입력이 단순화).
  • 정밀 제어는 반자율 접안, 자동 정렬, 충돌 회피 같은 기능 구현에 유리합니다.
  • 배터리 상태(SOC/SOH)가 안정적이면, 항로 계획·속도 계획을 AI가 더 공격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즉, 소형 선박 전동화는 “친환경”을 넘어 **AI 항만(스마트 포트)**의 기본 인프라가 됩니다.

(시리즈 연결) 배터리의 ‘상태 진단 AI’는 반도체 공정 AI와 닮았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핵심 주제는 반도체 제조에서의 AI 적용입니다. 수율 최적화, 결함 검출, 공정 제어, 설비 예지보전 같은 문제는 결국 센서 데이터 품질이상 징후를 조기에 잡는 모델이 핵심이죠.

배터리 운영도 거의 동일합니다. 현장에서 배터리가 돈이 되는 방식은 다음 3가지로 압축됩니다.

  1. SOH(건강도) 추정 정확도: 교체 시점 최적화
  2. 열/안전 리스크 조기 탐지: 사고 비용 제로에 가깝게 만들기
  3. 운영 전략 최적화: 충전·스왑·배차·에너지 비용 최소화

그리고 이 3가지는 반도체 공정 AI에서의 대표 과제들과 구조가 같습니다.

  • 결함 검출 ↔ 열폭주/이상 전압 패턴 탐지
  • 공정 제어 ↔ 충전 프로파일/출력 제한 제어
  • 예지보전 ↔ 배터리 교체·모듈 리밸런싱·스테이션 유지보수 예측

저는 배터리 스왑 사업자나 전동 모빌리티 운영사가 **반도체 제조 AI처럼 ‘데이터 중심 운영’**으로 넘어갈수록, LTO 같은 장수명·고안전 배터리의 가치가 더 커질 거라고 봅니다. 데이터가 쌓이고, 최적화가 진행될수록 “배터리의 변동성”이 비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LTO가 맞는지 10분 안에 판단하기

다음 조건 중 3개 이상이면, LTO는 후보로 올릴 가치가 큽니다.

  • 하루 1회 이상 급속 충전이 필요하다
  • 운영 지역이 고온(열대) 또는 한랭(동절기) 스트레스가 크다
  • 차량/장비가 돈을 버는 구조(택시, 배달, 렌탈, 항만 운영)다
  • 충전 인프라를 촘촘히 깔기 어렵다
  • 안전 사고가 곧 사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 배터리 스왑 또는 구독형(BaaS)을 검토 중이다

반대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주행거리”가 절대 KPI라면 그래파이트 기반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배터리 혁신이 곧 AI 모빌리티의 납기다

도시바의 LTO 전략은 화려한 스펙 경쟁이 아니라, 운영 지표로 시장을 뚫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AI가 들어가는 모빌리티일수록 운영 지표의 중요도는 더 커집니다. AI는 전력을 쓰고, 열을 만들고, 데이터를 먹습니다. 배터리가 흔들리면 AI도 흔들립니다.

한국 기업 관점에서 더 중요한 메시지도 있습니다. 자율주행/로보틱스/스마트 물류에 투자할수록, 배터리와 전력계(셀·BMS·충전·열관리)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반도체 공정 AI 못지않게 중요한 ‘산업 데이터’**가 됩니다. 이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고, 예측하고, 제어하는 팀이 결국 운영 비용을 이깁니다.

다음 글에서는 “배터리 상태 진단(SOH)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망치지 않는 방법”을 반도체 제조의 수율 모델 운영 방식과 비교해서 다뤄보겠습니다.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AI 성능을 더 끌어올리고 싶은데, 현장 가동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면—문제는 모델이 아니라 전원(배터리)과 운영 설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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